걷는 뿌리 듣는 씨앗
만지락 부스럭 말랑한 감각을 느껴보기
● 경기문화재단/ 2026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성큼>
● 일시 : 2026. 6. 30
● 장소 : 경기 상상캠퍼스 교육 1964
● 대상: 문화예술 기관 행정 실무자(문화재단, 문화시설 등 유관 기관)
● 기획, 운영 : 그치그치 (구은정, 이려진)
● 주관,주최: 경기문화재단
2026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 <성큼>에 참여하였다.
문화예술교육 워크숍을 함께 경험 한 뒤,
그 경험과 연결 지어 현장에서의 생생한 감각을 어떻게 문서에 담아낼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새로 기획, 제작한 워크숍을 가져갔다.
작년과 올해의 관심사인 '식물 바라보기, 기르기'에서 시작된 워크숍이다. 식물 기르기는 매일의 꾸준한 관심과 속도 맞추기, 작은 기쁨과 안도가 있는 일이다. 식물을 기르며 내 안에 이전에는 없었던 감각이 자라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만지락 부스럭 말랑한 감각을 00한 언어로' 라는 제목의 이번 워크숍을 의뢰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식물이 떠올랐다.
형태, 질감, 색, 무게 등이 다양한 야생화 씨앗들을 조금씩 섬처럼 배치해 놓았다. 여리여리한 들풀 같은 전등은 이려진 작가가 전선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특수제작한 것으로 불을 꺼 놓으니 더 아스라이 빛나며 감성을 자극했다. 바닥의 천 또한 손에 닿는 감각을 고려하여 선택하였다.


뿌리를 생각하며 촉각 오브제를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식물같은 감각을 느끼게 할까? 이려진 작가와 고민하며 무거운 느낌,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느낌, 아늑한 느낌... 등 뿌리가 주는 감각들을 떠올렸다. 오브제 안에는 진짜 뿌리를 조각내어 집어넣었고 따듯하게 덥혀서 그 냄새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뿌리를 따뜻하게 데워 몸에 감아본다. 그리고 냄새를 맡고 뿌리를 만져본다.
참여자들은 누워서, 혹은 느리게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으며, 바닥에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평소와는 다른 감각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에게 뿌리가 달린다면 어떨까? 그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 나의 것이 아닌 감각을 나의 것으로 느끼게 된다면 어떨까?








들여다 보기, 자세히 관찰하기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활동이다.
보통 우리는 꽃을 보려고 모여 들지만 씨앗을 보려고 모여들지는 않는다.
씨앗을 조금씩 손에 쥐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꽃이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워크숍의 마지막은 씨앗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작고 미세한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인다.
각각의 소리를 듣기 위해 나름의 연주법을 터득해야 한다.






워크숍이 끝난 뒤, 이 경험이 어땠는지, 정리 없이 꺼내 놓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마다 특별하게 집중적으로 느낀 것이 달랐다. 어떤 이는 냄새를 강하게 느꼈고 어떤 이는 청각적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누군가는 그냥 편히 쉬는 것이 너무나 오랜만이었다고 적었으며 누군가는 더 넓고 큰 공간에서 이 경험을 해 보고 싶다고 적었다. 나는 더 뒤엉키는 뿌리를 상상하고 싶다고 적었다. 어둠 속에서 감각을 느낀다면 어떨까? 이런 것도 적었다.
무언가를 기획할 때 목적과 목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 목표로 향한 길에는 고려해야할 일이 산더미다. 예산, 기획, 행정, 장소, 관계자 등등. 그래서 그 곳으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 쉬운 길을 찾는 것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익숙한 방식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가장 쉽고 단순한 진실을 놓치기도 하는 것 같다.
가장 내게 필요한 것과 가장 중요한 것 같은 것. 또한 상대방에게 가장 필요한 것과 중요한 것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가만히 느껴보는 것, 오래 바라보는 것에서 가장 나다운 질문이 떠오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시간은 보이지 않는 뿌리와 씨앗에 집중해보는 시간이었다.
